A Storybook Life by Philip-Lorca diCor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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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do bookstore ©Harbour Press]()
도쿄 출장중 방문한 아트북 서점 Totodo에서 그의 사진책을 만났다. 아마 오랜시간 서가에 꽂혀있었던 듯 페이지마다 테두리의 빛은 바래버렸지만 첫번째 에디션을 꼭 소장하고 싶어 두꺼운 사진책을 구매해 서울까지 가지고 오게 되었다. 사진책답게 커다란 판형에 묵직한 무게감을 자랑하는 이 책은 2003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그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발한 작업을 펼쳐온 작가로 뉴욕에서 살며 작업한다. 그의 초창기 작업은 가까운 지인들의 초상을 찍은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남성 매춘부들을 촬영한 <Hustlers>가 뉴욕 현대 미술관 MoMA에서 전시를 한 이후로 세간의 주목을 크게 받았다. 이후로 12년간 W에서의 상업 사진 촬영도 하게되는 등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그는 이와 관련해 CIAC과의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해주었다. W매거진에서 처음 작업 의뢰가 들어왔을 때, 거절했지만 곧 수락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매거진에서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의 사진을 복제할 누군가를 섭외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복잡한 관계가 드러나는 사건이었던 것 같다.
패션계도 사랑한 필립 로르카 디코르시아, 그의 사진은 패셔너블 하기 보다는 이미지적으로, 조형적으로 아름답다. 특히 그의 사진은 현실인듯 허구인듯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처음 책을 펼쳐 들여다 보면 익숙한 내용들의 사진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보다보면 이것들이 실제인지 연출된 장면인지 어딘가 헷갈린다. 감정을 완전히 몰입하기엔 객관적으로 보게하는 구도, 어느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것 같은 강한 조명의 존재가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시작한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지다 각각의 사진에 존재할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작가가 의도하는 바이다. 작가는 관람자로 하여금 사진 한 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의 목적은 완전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진이 명확하게 해석될수록 나는 이 사진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그의 사진은 관람자에 의해서 완성된다.
이런 현상은 디코르시아가 일반적으로 현실의 복제, 찰나의 기록으로 인식되는 사진 매체를 다르게 사용하고자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로 어떤 이야기나 줄거리를, 누군가의 판타지를, 다양한 측면 중 하나를 담아낸다. 그 방법으로 인위적 조명과 구도를 세팅한다. 치밀하게 계획된 사진 촬영으로 인해 그의 사진은 어떤 스토리를 암시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되지만, 그의 사진은 꾸며진 이야기라고 하기엔 일상적이며 사실이라고 하기엔 허구적 가능성이 무궁하다. 이것은 보통의 거리사진이나 피사체의 실제적 특징을 더 잘 담아내려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과 다르며, 모델이라는 특별한 피사체를 사용해 허구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상업 사진과도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암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이미지 한 장이 가질 수 있는 완전한 중간지대적 위치를 사랑하는 것 같다.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책을 목적으로 촬영된 사진들이 아니라 서로 연관이 없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책을 구성하며 개별 사진들이 책으로 엮인다던지 앞뒤 페이지에 놓인다던지하는 관계를 갖게 되었을 때 새로운 의미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염두하였다고 한다. 20년간의 작업들을 펼쳐놓고 재구성하였을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그의 코멘트가 더 잘 이해되는 듯 하다.
명확한 의미로부터 끝없이 뒷걸음질치는 그의 사진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펼쳐질 이야기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있으며, 이 것들은 당신의 현실일수도, 판타지일수도 있다.

가까운 사진작가의 소개로 이 작가에 대해 처음 들어보게 되었다. 그 후로 그의 사진책을 구하려 했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고, 해외에서도 품절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활발한 작업을 펼쳐온 작가로 뉴욕에서 살며 작업한다. 그의 초창기 작업은 가까운 지인들의 초상을 찍은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남성 매춘부들을 촬영한 <Hustlers>
그는 이와 관련해 CIAC과의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스토리를 이야기해주었다. W매거진에서 처음 작업 의뢰가 들어왔을 때, 거절했지만 곧 수락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매거진에서 “당신이 아니라면 당신의 사진을 복제할 누군가를 섭외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복잡한 관계가 드러나는 사건이었던 것 같다.




처음 책을 펼쳐 들여다 보면 익숙한 내용들의 사진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그런데 계속해서 보다보면 이것들이 실제인지 연출된 장면인지 어딘가 헷갈린다. 감정을 완전히 몰입하기엔 객관적으로 보게하는 구도, 어느 영화의 스틸컷을 보는 것 같은 강한 조명의 존재가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시작한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지다 각각의 사진에 존재할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작가가 의도하는 바이다. 작가는 관람자로 하여금 사진 한 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상상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의 목적은 완전한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진이 명확하게 해석될수록 나는 이 사진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그의 사진은 관람자에 의해서 완성된다.
이런 현상은 디코르시아가 일반적으로 현실의 복제, 찰나의 기록으로 인식되는 사진 매체를 다르게 사용하고자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로 어떤 이야기나 줄거리를, 누군가의 판타지를, 다양한 측면 중 하나를 담아낸다. 그 방법으로 인위적 조명과 구도를 세팅한다. 치밀하게 계획된 사진 촬영으로 인해 그의 사진은 어떤 스토리를 암시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되지만, 그의 사진은 꾸며진 이야기라고 하기엔 일상적이며 사실이라고 하기엔 허구적 가능성이 무궁하다. 이것은 보통의 거리사진이나 피사체의 실제적 특징을 더 잘 담아내려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과 다르며, 모델이라는 특별한 피사체를 사용해 허구의 이미지를 촬영하는 상업 사진과도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암시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이미지 한 장이 가질 수 있는 완전한 중간지대적 위치를 사랑하는 것 같다.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책을 목적으로 촬영된 사진들이 아니라 서로 연관이 없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책을 구성하며 개별 사진들이 책으로 엮인다던지 앞뒤 페이지에 놓인다던지하는 관계를 갖게 되었을 때 새로운 의미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염두하였다고 한다. 20년간의 작업들을 펼쳐놓고 재구성하였을 작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그의 코멘트가 더 잘 이해되는 듯 하다.
명확한 의미로부터 끝없이 뒷걸음질치는 그의 사진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펼쳐질 이야기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있으며, 이 것들은 당신의 현실일수도, 판타지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