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mbly Teshikaga by Osamu Yokonami
그의 사진책을 기대하고 도쿄에 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일본의 사진작가중 아이들을 모델 삼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사람이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매우 바쁘고 분주하던 도쿄 아트북 페어의 한 부스에서 우연히 작가과 그의 신간을 만나게 되었다. 어떤 예술 작품이든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의미가 있다. 창조물에는 창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믿는다. 작가를 알면 보통은 그 작품세계가 더 잘 이해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와 우리의 만남도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을것이다.
그는 어린이들과 청소년 여학생들을 모델로 개인성과 집단성에 대해 탐구한다. 개개인의 특성을 감추지 못하는 ‘본능 덩어리’들인 아이들이 집단으로 구성되었을 때, 집단성이 드러나는 것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처음 그의 사진을 접한것도 사진책방 ‘더 레퍼런스'에서 어린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사진들을 엮은 책을 통해서였다.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그 순간은 나로 하여금 귀여움에 미소를 짓게 하기도, 그들이 느꼈을 심리적 불안에 단번에 빠져들게도 하였다.
그의 또다른 작업 시리즈로는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같은 복장, 비슷한 구도와 구성으로 100명, 1000명씩 촬영해 엮어낸 것이 있다. 아이들이 얼굴과 어깨 사이에 과일/채소를 괴고 정면을 응시하는 단순한 사진이다. 작가가 태국의 아이들을 촬영하던 때, 우연한 발상으로 로컬 과일들을 턱에 괴게 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발생했는데, 아이들의 평범한 표정이 설명할 수 없이 생동감이 있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 촬영을 실험해 보기로 결심하고 일본에 돌아와 100 children, 1000 children 시리즈를 완성했다. 각각 1년 반과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사진속에서 100명 또는 1000명의 아이들은 모두 같은 조건에 놓여있지만 각각의 개성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얼굴과 어깨 사이에 괸 과일들도 그 역할이 있다. 아이들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기 위해서 집중하기 때문에, 그들의 본성적 모습이 얼굴에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1100명의 아이들을 통해 그 실험을 완성했다.
아트북 페어 부스에서 작가를 만났을 때, 아이들을 촬영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이들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unexpected)”이라고 답했다. 그는 문화적 이유로 다양한 규제, 규율이 많은 교토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 때문일까, 그는 예측하기 어려운 대상인 어린아이들의 특성에 매료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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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간 Assembly Teshikaga는 Assembly 시리즈중 가장 최근의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우연히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여럿 모인 것을 목격한 뒤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소녀들이 교복을 입고 모여있는 장면들에서 몰개성과 집단성이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고는 그것을 시리즈로 작업하기로 결정하였다. 작업물 속에서 얼굴없는 소녀들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어디인지 모를 대자연 속에서 함께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피사체들을 광활한 자연 정경속에 두었다. 관람자로 하여금 그곳이 어디인지 특정짓지 못하고, 상상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녀들은 모여 앉아있기도, 어디론가 걸어가기도하고 무언가를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Assembly Teshikaga는 홋카이도의 데시카가조에서 촬영한 것으로, 눈 덮힌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혹독한 추위와 광활한 공간 속에서 소녀들의 집단은 경쾌한 탐험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려보인다. 그러나 그녀들은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쉬지않는 청소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Children 시리즈와 Assembly 시리즈는 개성과 몰개성이라는 상반되는 개념을 다룬다. 답이 정해진 듯한 이 세상을 각자의 개성으로 마주하며 또한 집단의 일원이 되어가는 이 성장하는 영혼들을 그는 기록하고 있다.




매우 바쁘고 분주하던 도쿄 아트북 페어의 한 부스에서 우연히 작가과 그의 신간을 만나게 되었다. 어떤 예술 작품이든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의미가 있다. 창조물에는 창조주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믿는다. 작가를 알면 보통은 그 작품세계가 더 잘 이해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와 우리의 만남도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을것이다.


그는 어린이들과 청소년 여학생들을 모델로 개인성과 집단성에 대해 탐구한다. 개개인의 특성을 감추지 못하는 ‘본능 덩어리’들인 아이들이 집단으로 구성되었을 때, 집단성이 드러나는 것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처음 그의 사진을 접한것도 사진책방 ‘더 레퍼런스'에서 어린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사진들을 엮은 책을 통해서였다.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그 순간은 나로 하여금 귀여움에 미소를 짓게 하기도, 그들이 느꼈을 심리적 불안에 단번에 빠져들게도 하였다.

















그의 또다른 작업 시리즈로는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같은 복장, 비슷한 구도와 구성으로 100명, 1000명씩 촬영해 엮어낸 것이 있다. 아이들이 얼굴과 어깨 사이에 과일/채소를 괴고 정면을 응시하는 단순한 사진이다. 작가가 태국의 아이들을 촬영하던 때, 우연한 발상으로 로컬 과일들을 턱에 괴게 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발생했는데, 아이들의 평범한 표정이 설명할 수 없이 생동감이 있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 촬영을 실험해 보기로 결심하고 일본에 돌아와 100 children, 1000 children 시리즈를 완성했다. 각각 1년 반과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작품이다. 사진속에서 100명 또는 1000명의 아이들은 모두 같은 조건에 놓여있지만 각각의 개성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얼굴과 어깨 사이에 괸 과일들도 그 역할이 있다. 아이들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기 위해서 집중하기 때문에, 그들의 본성적 모습이 얼굴에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1100명의 아이들을 통해 그 실험을 완성했다.
아트북 페어 부스에서 작가를 만났을 때, 아이들을 촬영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이들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unexpected)”이라고 답했다. 그는 문화적 이유로 다양한 규제, 규율이 많은 교토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 때문일까, 그는 예측하기 어려운 대상인 어린아이들의 특성에 매료된 듯하다.

그의 신간 Assembly Teshikaga는 Assembly 시리즈중 가장 최근의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우연히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여럿 모인 것을 목격한 뒤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는 소녀들이 교복을 입고 모여있는 장면들에서 몰개성과 집단성이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고는 그것을 시리즈로 작업하기로 결정하였다. 작업물 속에서 얼굴없는 소녀들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어디인지 모를 대자연 속에서 함께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피사체들을 광활한 자연 정경속에 두었다. 관람자로 하여금 그곳이 어디인지 특정짓지 못하고, 상상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녀들은 모여 앉아있기도, 어디론가 걸어가기도하고 무언가를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Assembly Teshikaga는 홋카이도의 데시카가조에서 촬영한 것으로, 눈 덮힌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혹독한 추위와 광활한 공간 속에서 소녀들의 집단은 경쾌한 탐험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려보인다. 그러나 그녀들은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손에 잡히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쉬지않는 청소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의 Children 시리즈와 Assembly 시리즈는 개성과 몰개성이라는 상반되는 개념을 다룬다. 답이 정해진 듯한 이 세상을 각자의 개성으로 마주하며 또한 집단의 일원이 되어가는 이 성장하는 영혼들을 그는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