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atler olsun by Aslı Özçelik
책등엔 뜨개 리본이 붉은 실로 엮어져 있고 표지에 난 창에는 흰 비둘기를 안고 있는 여자의 손이 보인다.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 책은 젊은 여성 작가인 Aslı Özçelik이 본인 어머니의 지난 삶을 ‘재구성(rebuild)’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도쿄 아트북 페어의 한 부스에서 이 책을 만났다. 소개된 많은 책들중 이 책은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인상에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인 사진책처럼 느껴지지 않는 겉모습이 특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건강하세요’를 의미하는 ‘Sihhatler olsun’은 직접 수작업으로 장식하고 제작된 것 같이 연출되었다. 책등의 장식뿐 아니라 내지에도 메모지나 인화한 사진을 덧붙인 것 같은 작은 페이지들을 삽입했다. 엄마의 손글씨도 그대로 옮겨 넣은 이 책은 펼치면 마치 개인의 사진첩 혹은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 실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라는 것을, 당신도 그런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작가인 Aslı Özçelik은 독일 Folkwang University of Arts에서 사진을 전공 중인 학생이며, 책의 출판사인 Eigensinn Publishing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우연한 계기로 한 달간 어머니와 같이 지내게 되며 어머니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게 된다. 어머니는 터키에서 20년간 살다가 독일로 이주해온 이민자였다. 이민자 여성으로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는 단기 계약직(guest worker)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살고 있던 집에서 이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고, 아마 어머니의 지난 삶에서 이런 ‘불안정’은 시시때때로 찾아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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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2세대로, 20대를 살아가는 여성에게 본인 엄마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는 일은 무척 중요했다. 본인의 감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엄마를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엄마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에 대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어머니의 지난 사진첩들을 들여다보고, 본국에 계신 조부모님과 고향의 정경을 통해 과거를 조명함과 동시에 현재 모습을
새로 촬영해 함께 엮었다. 수록된 사진들은 혼란스럽던 시간들을 보여주는 듯 불안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근본적으로 피사체의 모든 시간을 감싸 안는 듯 따뜻한 분위기를 지녔다. 어머니의 모든 시간을 포용하는듯하다.
“이 세상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물으려거든, 노인에게 물어라..” 어머니의 손글씨를 옮겨넣은 메모 페이지에 적힌 문구이다. 어머니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녀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머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 모든 이민자 여성들의 삶에 대한 찬사,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대비와 위로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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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가가 작업 중인 시리즈인 ‘Apparently This Is My Biology’는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젊은 세대 작가답게, 온라인에서 자신의 게시물에 달린 가부장적 내용의 댓글을 보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인 이발소, 펍, 오락실, 기계 조작실 등의 공간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가사일들을 하는 자화상을 촬영했다. 사진 속 작가는 ‘이게 뭐 어때서?’라고 말하는 듯이 반항기 어린 표정으로 반죽을 휘젓고, 다리미를 누르며, 빨래를 털어 말린다.
막 커리어를 시작한 작가의 작업물들은 자전적 이야기가 많다. 그녀의 내면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은 그냥 지나쳐지지 않고 이 세상에 오랫동안 존재할 책으로 엮였고 도쿄 아트북 페어에서 하버프레스를 만나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되었다. 남은 책들에 대한 소개도 즐겁게 보아주시길 바란다.


책등엔 뜨개 리본이 붉은 실로 엮어져 있고 표지에 난 창에는 흰 비둘기를 안고 있는 여자의 손이 보인다.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이 책은 젊은 여성 작가인 Aslı Özçelik이 본인 어머니의 지난 삶을 ‘재구성(rebuild)’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도쿄 아트북 페어의 한 부스에서 이 책을 만났다. 소개된 많은 책들중 이 책은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인상에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인 사진책처럼 느껴지지 않는 겉모습이 특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건강하세요’를 의미하는 ‘Sihhatler olsun’은 직접 수작업으로 장식하고 제작된 것 같이 연출되었다. 책등의 장식뿐 아니라 내지에도 메모지나 인화한 사진을 덧붙인 것 같은 작은 페이지들을 삽입했다. 엄마의 손글씨도 그대로 옮겨 넣은 이 책은 펼치면 마치 개인의 사진첩 혹은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것은 우리 주변에 실재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라는 것을, 당신도 그런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작가인 Aslı Özçelik은 독일 Folkwang University of Arts에서 사진을 전공 중인 학생이며, 책의 출판사인 Eigensinn Publishing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운영하고 있다.




작가는 우연한 계기로 한 달간 어머니와 같이 지내게 되며 어머니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게 된다. 어머니는 터키에서 20년간 살다가 독일로 이주해온 이민자였다. 이민자 여성으로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어머니는 단기 계약직(guest worker)으로 살아왔다. 그러다 살고 있던 집에서 이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겼고, 아마 어머니의 지난 삶에서 이런 ‘불안정’은 시시때때로 찾아왔을 것이다.

이민자 2세대로, 20대를 살아가는 여성에게 본인 엄마의 삶에 대해 들여다보는 일은 무척 중요했다. 본인의 감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엄마를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엄마의 감정과 행동의 이유에 대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촬영해 함께 엮었다. 수록된 사진들은 혼란스럽던 시간들을 보여주는 듯 불안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근본적으로 피사체의 모든 시간을 감싸 안는 듯 따뜻한 분위기를 지녔다. 어머니의 모든 시간을 포용하는듯하다.
“이 세상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물으려거든, 노인에게 물어라..” 어머니의 손글씨를 옮겨넣은 메모 페이지에 적힌 문구이다. 어머니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녀가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머니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경, 모든 이민자 여성들의 삶에 대한 찬사,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대비와 위로는 아니었을까.



최근 작가가 작업 중인 시리즈인 ‘Apparently This Is My Biology’는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젊은 세대 작가답게, 온라인에서 자신의 게시물에 달린 가부장적 내용의 댓글을 보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인 이발소, 펍, 오락실, 기계 조작실 등의 공간에서 사회적으로 가장 여성의 일이라고 여겨지는 가사일들을 하는 자화상을 촬영했다. 사진 속 작가는 ‘이게 뭐 어때서?’라고 말하는 듯이 반항기 어린 표정으로 반죽을 휘젓고, 다리미를 누르며, 빨래를 털어 말린다.
막 커리어를 시작한 작가의 작업물들은 자전적 이야기가 많다. 그녀의 내면에서 비롯된 이야기들은 그냥 지나쳐지지 않고 이 세상에 오랫동안 존재할 책으로 엮였고 도쿄 아트북 페어에서 하버프레스를 만나 이렇게 여러분께 소개되었다. 남은 책들에 대한 소개도 즐겁게 보아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