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our Pre. ss
오늘은 @nslasha.kr 갤러리에서 진행중인 나이젤 샤프란 작가의 사진전을 소개합니다.

< 나이젤 샤프란; 1964년생의 영국인 사진작가 >

그의 사진은 얼마전 열린 더 프리뷰 아트 페어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사진의 구석구석을 한참동안 감상했던 기억에 엔에이 갤러리에서 사진전이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흡입력이 높은 그의 사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귀 기울이니 잠시 그의 집을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돌아올 수 있었어요.

엔에이에서 진행중인 전시는 일상에서 매일 마주하는 개인의 사적인 순간들을 장노출로 찍어낸 사진들로 어딘가 모르게 다정함이 느껴집니다. 그건 아마도 빛을 오래 머금은데에서 오는 따뜻함, 자신의 일상에 대한 애정, 삶에 대한 관찰이 담겨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흐트러진 모양도 계산된 듯 어딘가 아름답다고 믿게되는 구석이 있는 사진들이죠.

사진에 포착된 요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바나나껍질, 포도줄기, 양파껍질.. 영국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티백과 정갈하게 말려지고 있는 그릇들이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 하죠. 가만히 들여다 보며 그의 일상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었을 즈음, 사진의 제목을 보니 부풀어오른 궁금증은 펑 하고 터지고 기분좋은 실소가 남습니다.

<28 February, 2000 Midday, Washing up put away, Earl grey tea and cottage cheese on toast [Ruth working] Washing machine on tumble dry!>

<27 June 2000 Muesli, cheese sandwich at Darkroom, Ruth back from Leeds, vegetarian restaurant Blah blah blah, Shepherds bush>

한 줄의 일기와 같은 제목들을 보며 더 깊어지는 관람자의 상상. 작가가 의도한 것이 이런 반응이었을까요? 전시는 6월 4일까지로 곧 끝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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