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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lution 9 : Takashi Homma 사진전

역사적 배경 때문일까 혹은 사대주의에 기인한 것일까. 국내에서는 일본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도쿄에서 방문한 여러 편집샵과 서점 그리고 아트북 페어에서도 여러 번 발견할 수 있었던 작가 Takashi Homma의 전시를 소개한다.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도쿄도 사진미술관에서 그의 작업을 처음 만났다. 서문을 읽고 기대에 차 들어간 전시장에서 프레임의 보호도 받지 않은 채 벽에 낱장으로 붙어있는 날것의 작품을 만났다. 옵스큐라 카메라라고도 불리는 핀 홀 카메라 기법을 사용해 촬영한 몇 가지의 시리즈를 모아놓은 이 전시는 근 10년 만에 열린 타카시의 솔로전이다. “도시로 도시를 촬영한다"는 서문의 문구처럼 그는 다양한 도시에서 호텔 방을 카메라로, 창문을 렌즈로, 커튼을 조리개로 사용했다. 아주 좁은 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활용해 필름에 상이 맺히게 했다.

원시적인 기법덕에 인화지위에 놓인 이미지는 흐릿하기만 했다. 번들거리는 인화지 위 이미지들은 초점이 나가기는 예사고 선명한 윤곽을 드러내지도 못했다. 사진기의 성능이 갈수록 발전해 더 빠르고 선명하게 이미지를 붙잡게 된 오늘날 만나게 된 타카시의 작품들은 어딘가 어색하기만 했다.

전시에는 입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설치물들도 두 가지가 있었다. 핀 홀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듯한 공간과, 동그란 거울을 매달아 반사되는 주변을 보게 하는 것; 이 두 가지 설치물을 통해 작가가 의도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카메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엿보는 것, 작가의 시각을 곁눈질하게 하는 것으로 작품세계를 더 선명히 드러내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타카시 홈마는 사진이라는 매체적 특성과 그것이 담아낼 수 있는 현실을 잘 알고 계속해서 실험하는 작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사진이 현실을 담는 가장 사실적인 매체임과 동시에 작가의 시각대로 프레이밍할 수 있는 시각에도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전시를 보면 “도시로 도시를 촬영한다.”는 문구가 이해되는 듯하다. 어쩌면 그에게 이 세상이란 반사되고 또 투영되는 의식들의 집합인 것은 아닐까?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그가 투영한 도시와 풍경의 조각들을 만난 것 같다.



레볼루션 9 : 타카시 홈마 사진전
Revolution 9 : Takashi Homma 
@Tokyo Photographic Art Museum
— 202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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